WorkFlowy, 최고의 업무 관리 도구이자 혼란에 빠진 나를 구해준 구세주

뭐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self-employed’ 상태 7일째.

1월 1일,  새해 첫 서핑을 하고 해변에 오도카니 앉아 도대체 이 이상한 기분은 뭘까 멍하니 생각했다. 풀타임이든 프리랜서로든 더이상 다른 사람이나 조직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고 (지인들 일을 간간히 돕고 있기는 한데 기껏해야 하루 두세시간짜리 업무라 논외), 한동안은 다음 고용주를 찾아나설 계획도 없다.

일은 하고 있으니 백수나 무직자는 아닌 듯 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남의 일이 아닌 내 프로젝트에 쏟아붇고 있으니 프리랜서도 아니고, ‘self-employed’ 이건 자영업자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그런 애매한 상황에서 새해 첫 일주일을 보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알고 보니 100% 자유의지 상태는 까딱하면 죽도 밥도 안될 수 있는 상태와 같은 말이었다.

내가 시작한 일은 ‘디지털 노마드/원격근무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이고(2015년도 모두 사고치는 한 해가 되길! 저는 다큐 만드려고요),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은 이렇다.

  • 공식 웹사이트 제작
  • 영문 블로그 오픈
  • 트레일러 제작
  • 인터뷰 대상 섭외

언뜻 보면 단순하기 그지 없는 목록인데, 문제는 이걸 늘 하던대로 Trello를 통해 정리를 하다 보니 답이 안 보였다. 웹사이트 제작 한 항목에만 따라붙는 하위목록이 이렇다.

● 공식 웹사이트 제작

○ 도메인 및 서버
– 클라우드 서버 세팅
– 도메인 네임 구입 및 연결
– Open Xchange 설정

○ 코딩, 디자인
– Stocksy 메인 이미지 구입
– Stripe / Java script 로 결제창 구현
→ 해외 Citibank 계좌 연결
– 로고 제작
– Olark
– 기타 열거하기도 힘들만큼 자잘한 것들

○  메인 화면에 삽입할 영상 제작
– 싱가폴에서 boll 받기
– 베를린에서 broll 받기
– 샌프란시스코에서 broll 받기
– 코워킹 스페이스 홍보 영상 사용 허가 받기
– 시놉시스 작성
– 그외 스카이프/메일 보낼 사람 및 단체 목록

○  홍보
-Nomad List 광고
– #nomad 그룹채팅 및 1:1 대화
– Reddit
– Twitter

한 항목에 따라붙는 하위항목들이 간단히만 작성해도 이 정도고, Trello로는 도저히 이 목록을 관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Trello는 팀원들과 함께 하는 협업툴로서는 훌륭할지언정 위와 같은 항목 간 위계질서는 거의 지원이 안 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독고다이가 된, 그리고 자잘한 작업들 하나도 놓치면 안 되는 나는 완전히 길을 잃은 심정으로 답이 없어 보이는 Trello 창만 막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는 뭘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가이드라인도 없고, 정해진 기한도 정해진 프로젝트 진행 순서도 없다. 당장 해야 할 것들은 산더미 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자꾸만 이야기하는 한 업무 관리 툴이 눈에 들어왔다.

뭐 특별한 게 있을까 했지만 이대로는 제대로 무기력증에 빠질 판국이었기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WorkFlowy 웹사이트에 방문해 보았다. 덜렁 백지 한 장 펼쳐진 화면에 잠시 당황하고, 튜토리얼 비디오를 보며 차근차근 할 일들을 당장 떠오르는대로 적어 나가기 시작했다. 당장 시급한 항목에는 #now를, 그 다음 순서로 해야 할 일에는 #soon을, 이번달에 어디에서 해야 할 일들은 #201501_bali와 같은 식으로 태그도 붙여 보았다. 그리고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다. 실타래같이 복잡하게 얽혀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알 수 없던 모든 일들이 하나하나 가닥이 잡혀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험삼아 시작했던 목록 작성이 어느덧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

workflowy

각 항목별로 여러 단계에 걸쳐 하위 항목들을 한없이 만들 수 있다. 노트를 첨부할 수도 있고, 완료한 목록은 complete 기능을 이용해 따로 볼 수 있으며, @ 태깅을 이용한 협업도 가능하다. 한국처럼 세계 모든 곳이 인터넷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기에, 때로 다소 무겁게 느껴지던 Trello와는 달리 군더더기 없는 텍스트 기반 툴인 WorkFlowy는 가볍기 그지 없기도 하다. 이 목록을 보고 있노라면 참 잘 정리된 내 뇌 한구석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야심차게 사고는 쳤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WorkFlowy는 틀림없이 당신에게 구세주가 되어줄 것이다. Trello 안녕!

4 Comments
  1. 01/11/2015
    • 01/12/2015
  2. 01/14/2015
  3. 02/03/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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