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타운’으로 일어나서 ‘슬립사이클’과 함께 잠들 때까지, 하루를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툴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GPS와 장소 간 동선, 속도, 움직임 등을 파악해 하루를 자동으로 분석/기록하는 각종 앱들과 30초마다 자동으로 사진을 찍는 휴대용 스마트 디바이스가 등장한지도 벌써 수년, 바야흐로 ‘라이프로깅’의 시대다. 삶의 모든 순간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포토앨범화해 스마트 디바이스로 언제든지 다시 돌려볼 수 있는 시대를 그린 TV 시리즈 ‘블랙 미러’ 시즌 1의 3화 에피소드, 당신의 모든 삶(The Entire History of You)을 보아도  어떤 식으로든 이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작업 시간 분석/단축 등을 위해 업무 단위별 시간 로그 같은 건 해봤지만, 개인적으로 라이프로깅은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어딘지 모르게 께름칙한 부분이 있어 그닥 손은 안 간다. 라이프로깅 뿐만 아니라 넘쳐나는 이런저런 생산성/기록용 앱 역시 어디까지나 ‘툴’이라는 의미에서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가능한 이런 수많은 앱들 사이에 파묻히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신경 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내 24시간을 살펴 보면 그 중 상당 부분을 다양한 앱들과 함께 보내고 있다. 이것저것 시도해본 후 실질적으로 내 하루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지금까지 수년째 내 습관의 일부가 되어 남아 있는 셈이다. 아래는 그 중 개인 취향 떠나서 추천할만한 것들.

슬립사이클

잠을 자는 동안 내 스마트폰은 비행 모드 상태에서(불필요한 알림 등으로 잠에서 깨는 일을 방지하고자) 충전기에 연결된 상태로 침대 바로 옆 협탁 위에 올려져 있다. ‘슬립사이클’과 ‘슬립타운’ 이 앱 두 가지가 항상 켜진 상태다. 아래는 ‘슬립사이클’ 화면. 

슬립사이클은 벌써 몇년째 거의 매일 밤 사용하고 있는 수면관리/기록 앱이다. 자기 전 알람을 설정하고 침대 또는 침대 옆 협탁에 올려두면 (충전기에 연결된 상태여야 한다) 수면 패턴과 퀄리티, 그리고 코골이까지 모두 기록되어 다음날 아침 확인할 수 있다. 코골이가 있었을 경우 해당 부분이 자동으로 녹음된다.  

수면 측정 방법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전에는 모션 디텍터만 있던 것이 (이 경우 사용자의 수면 중 움직임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침대 머리맡에 두어야 하고, 같은 침대를 쓰는 사람이 있을 경우 측정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업데이트로 마이크를 이용한 측정법이 추가되었다(이 경우는 침대가 아닌 머리 가까이에 있는 침대 옆 협탁에 올려놓고 측정). 

다양한 부가기능이 있는데 수면 측정 그 자체도 상당히 쓸만하지만(푹 잘 잤을 경우 그 전날 행동 양식과 활동 정도 같은 여러 요소를 관찰, 수면의 질을 높여나가는데 활용 가능) 그에 못지 않게 크게 효과를 보고 있는 기능이 바로 알람 기능이다. 

가장 좋은 건 역시 알람 없이 자연스럽게 기상하는 거지만, 다음날 오전 일정이 있거나 출근, 규칙적으로 팀원들과 같이 일을 하는 등의 경우 알람은 필수적이다. 기존의 알람은 여러모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요소인데 슬립 사이클의 기상 알람은 지금까지 경험해본 것 중에 가장 효과적이고 스트레스도 적다.

설정에서 wake up phase 를 조정할 수 있는데, 20분에서 30분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페이즈를 20분으로 세팅하고 알람은 아침 8시로 맞췄다면, 20분 전인 7시 40분부터 아주 약한 강도로 미리 설정한 알람음과 진동이 시작된다. 이 때 스마트폰을 들거나 하면 스누즈 상태가 되고, 몇분 후 다시 조금 더 강한 강도로 알람음과 진동이 시작된다. 그 정도가 아주 섬세하게 점진적으로 강해지므로, 내 경우 알람과 함께 기상을 해도 훨씬 더 가뿐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아주 강력하게 추천하는 기능이다. 

*수면 퀄리티 상승을 위해 시도한 것들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아날로그 방식은 바로 이어플러그. 흔히 볼 수 있는 3M 주황색 이어플러그면 된다. 어디서든 내 침실 내 소음을 일정 수준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상 이상으로 효과적이다. 내 지인들 중에는 아예 이걸 한 박스씩 사놓고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내 경우 이어플러그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면서 수면의 질 자체가 큰 폭으로 개선되었고, 이제는 없으면 안 될 정도. 

슬립타운

유명한 포레스트앱을 만든 개발사의 새로운 서비스로, 올해 상반기 출시되자마자 사용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슬립사이클과 함께 수면 관리앱으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슬립사이클이 수면 퀄리티 측정/알람의 역할을 한다면, 슬립타운은 규칙적인 수면 시간 습관을 들이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목표로 하는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설정하고, 취침 전 앱의 sleep 버튼을 클릭하면 건축물 건설이 시작된다. 한번 건설이 시작되면 설정해둔 기상 시간 전까지는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없고, 이용 시 진행 중이던 건축이 바로 멈추고 건축물은 파괴된다. 기상 시에는 스마트폰을 일정 강도 이상 흔들어서 진행 막대를 채우면 건축이 완료되고 내 마을에 추가된다(얼마나 세게 흔들어야 하는지 강도 세팅이 가능, 엄청나게 세게 흔들어야만 건축 완료가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집, 식당, 병원 등 여러 아기자기한 건축물들이 있고 7일 기록을 채우면 레어 건축물을 얻을 수 있는 티켓을 한 장 획득하게 된다. 

슬립타운의 가장 주효한 부분은 바로 잠들기로 정한 시간에 제깍제깍 침대로 가게 해준다는 점. 특히 주말에는 더 그렇고, 넷플릭스(…) 신작 게임(…) 등을 붙잡고 있다 보면 어느새 새벽일 때가 많은데 슬립 타운 덕에 적절히(100%까지는 전혀 아니지만) 조정이 가능했다. 취침/기상 시간을 한번 정하면, 이를 변경할 경우 이전까지의 연속 건축물 건설 기록이 깨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정하게 된다. 

취침 시간은 정한 시간 앞 2시간, 기상 시간은 정한 시간 후 2시간까지 유효하다. 예를 들어 자정으로 취침 시간을 정했다면 밤 10시부터 늦어도 자정까지는 반드시 sleep 버튼을 클릭해야 건축이 시작된다. 1분이라도 자정을 넘기면 그 날 밤은 건축이 불가능하다. 아침 기상 시간을 8시로 정했다면 아침 6시부터 8시 사이에 기상해야만 건축이 완료된다. 8시에서 1분만 넘어도 건축물은 파괴되므로 앞 뒤 2시간을 감안해서 넉넉하게 기상 시간을 설정해두는 것이 좋다. 

또다른 효능은 잠들기 전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방지해주는 것. 이게 뭐라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산산조각난 건축물 잔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번 sleep 버튼을 누르고 나면 쿨하게 스마트폰을 협탁 위로 치워두고 잠을 청하게 된다. 물론, 100% 방지까지는 경험 상 전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하비티카

벌써 1년 가까이 매일같이 사용하고 있는데, 내 스스로도 신기할만큼 오래 사용하고 있는 앱이다. 일단 주요 기능은 ‘습관 관리’. 내 경우는 할 일을 미루지 않고 제 때 끝내도록 동기 부여하는 용도로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성공적인 사례로 여기저기서 많이 소개되는 서비스. 

습관 관리 및 할 일 목록을 고전 RPG 게임과 결부시킨 컨셉인데, 수없이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내게 좋은 습관/나쁜 습관, 매일 규칙적으로 할 일들, 할 일 목록 등을 기록 후 달성 시마다 해당 목록을 클릭해서 경험치/금화를 얻어 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반대로, 나쁜 습관으로 등록한 항목을 클릭할 경우 체력을 잃는다). Habits/Dailies/To-dos 로 카테고리가 나눠져 있는데, 데일리의 경우 그날 그날 하기로 등록해둔 항목을 완료하지 않았을 경우 하루가 끝나는 시점에 체크를 완료하지 못한 항목의 수와 중요도 등에 따라 체력을 잃게 되며 자신의 캐릭터가 죽을 수도 있다.  

레벨은 1부터 키워나갈 수 있고 10이 되면 전직을 할 수 있으며, 전사/마법사/도적/치유사 중 선택 가능하고 레벨이 100이 되면 새로운 캐릭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캐릭터별 고유 장비와 스킬 등이 별도로 존재한다. 

단순히 하비티카를 할 일/습관 체크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전체 기능을 모두 사용하기 위해서는 파티/길드 활동이 필수다. 위 스크린샷에서 왼쪽의 내 캐릭터 오른쪽에 보이는 다른 캐릭터들이 모두 내가 속한 파티의 파티원들 캐릭터. 길드의 하위 개념인 파티 단위로는 파티원들과 함께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데, 다양한 퀘스트들과 몬스터들이 있으며 파티원들이 그 날 할 일 수행/습관 체크/데일리 체크 등으로 누적한 데미지가 하루가 끝나는 시점에 몬스터에게 들어간다. 몬스터를 물리쳤을 때는 소정의 경험치와 금화, 레어 아이템등을 퀘스트에 참가한 파티원들이 획득하게 되는 식.

퀘스트와 할 일/습관 체크 등으로 획득한 금화를 이용해 다양한 장비로 자신의 캐릭터를 꾸밀 수도 있고, 펫 알을 획득해서 먹이를 주면서 키워나갈 수도 있다. 펫은 늑대, 사자, 여우 같은 것부터 유니콘, 공룡, 그리고 아흘로틀, 나새류(..), 호박(..), 히드라(…?) 등 무궁무진하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이용 가능한데, 내 경우는 크롬창에 핀해서 항상 띄워두고 사용하고 있다. 현재 마법사로 레벨 100 찍고 도적으로 100 찍은 후 전사로 레벨 1부터 다시 육성 중이다. 올해 안에 각 직업별로 모두 레벨 100 찍는 게 목표. 

유저층이 상당히 넓어서 하비티카 위키도 있고 하비티카 컨트리뷰터들의 트렐로도 있다. 하비티카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고, 프로그래밍/픽셀 아트/퀘스트 작가/위키 작성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세계 각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협력해서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얼마든지 프로젝트에 내 손길을 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퀘스트 작가로 참여한다면, 퀘스트 시나리오를 “[내 이름]은 길을 걷던 중 신작 콘솔 게임의 한정판 패키지가 땅에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지금 할 일 목록에는 할 일들이 가득 차 있고, 이 중 몇 개는 데드라인이 바로 코 앞까지 다가와 있습니다. [내 친구 이름]은 어서 가던 길을 마저 가자고 재촉하지만, [내 이름]은 유혹을 참지 못하고 패키지를 주워 들었고, 그 순간 [내 이름] 일행은 사나운 몬스터들로 가득 찬 미지의 숲으로 순간이동 되었습니다. 게임 패키지는 악마의 함정이었던 것입니다. 이 숲을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파티원들과 함께 몬스터들을 물리쳐야만 합니다”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거. 공헌자는 공헌자 한정 배지와 리워드 등을 얻게 된다. 주변 친구들에게 영업해서 파티도 결성하고, 공헌자 한정 리워드에도 도전해보자.

포레스트앱

이미 예전부터 잘 알려졌고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받고 있는 포레스트앱.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설정하고 그 시간이 지나면 나무가 성공적으로 자라게 된다. 설정한 시간 동안 휴대폰을 사용할 경우(크롬 확장 프로그램의 경우 유투브 등 미리 지정해둔 웹사이트에 들어갈 경우) 자라고 있던 나무가 도중에 죽게 된다.

내 경우는 업무에 휴대폰을 사용할 일이 잦아서 자주 사용하진 않았는데(업무 중 스마트폰 사용 가능 옵션을 켤 수는 있으나, 이 경우 획득하는 금화가 절반이 되고 랭킹용 시간에도 카운트가 안 된다),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는 종종 사용하고 있다. 잠시 업데이트가 뜸하더니, 다양한 나무와 꽃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나무가 자랄 때마다 획득하는 금화로는 다른 종류의 나무, 꽃을 살 수 있고, 실제 나무를 심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 몇번 쓰고 만 앱들이 아닌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곁에 남아 있는 툴 몇 개를 추천..이라기 보다는 영업(사세요사세요 하세요하세요)글이었다. 모두 기본적으로 무료 앱이고, 추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결제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특히 수면의 질을 올리기 위한 여러 시도는 분명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하루의 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 여러분 이어플러그 사세요 두 번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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