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의 1년은 여러모로 배운 게 많은 시간이었는데, 콘텐츠를 보고 그 사람을 곧이 곧대로 판단하면 안되겠다는 것이 개중 하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글을 쓰거나, 강연을 다닌다던가, 아니면 어떤 한 분야에서의 오피니언 리더를 자칭하는 사람들은 해당 분야에서의 검증이 (어느 정도는) 끝났음은 물론 인성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존경 받을 만한 사람들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상당히 절절하게 느낀 건데, 콘텐츠가 곧 그 생산자를 말해주진 않더라.

    일단 첫째로 그들이 말하는 내용의 완성도와 인성이 같은 수준일거란 법은 없단 것, 그리고 둘째로는 심지어 해당 필드에서의 경력이나 특출나게 깊이 있는 지식의 유무조차도 검증이 안 된 것일 수 있다는 치명적인 사실. 다시 말해 언행일치도 보장 못 함, 전문성마저도 보장 못함.

    멘토 따위, go fuck yourself 까진 아니지만 그저 그 사람들이 말하는 것에서 유익하고 도움이 될 내용은 자체적인 필터를 통해 거를 건 거르고 취할 건 취하되 그 당사자에 대한 기대를 가지거나 심하게는 무슨 존경, 롤모델로 삼기 같은 걸 하는 건(애초에 난 같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존경이나 더 나아가서 숭배 같은 개념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혼자 김칫국 마시는 격이 될 수 있다는 거.

    멘토라거나, 인생의 선배라거나, 롤모델이라거나 하는 걸 정해두고 불에 뛰어드는 부나비같이 저런 사람들을 따라다니는 대학생들이 특히 많은 것 같아서, 그리고 그로 인한 직간접적인,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꽤 보이는데 이건 뭐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고 답답하다.

     

    다큐멘터리 만듭니다. OPEN SHUTTERS, One Way Ticket, Feminism Reboot 감독. '디지털 노마드,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남해의봄날 출판) 저자. 프로필&컨택 *본 블로그 상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다큐멘터리 관련 사진 및 영상은 모든 저작권이 제게 있으며 이 역시 사전동의 없는 인용 및 2차 가공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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