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 이어” 12개월간 12개 도시, 함께 여행하고 일하는 75명의 사람들

지난 글에서 30여 명의 디지털 노마드가 함께 여행하고 일하며 지내는 해커 파라다이스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지난 6월 프라하에서 이와 비슷한 또다른 커뮤니티 프로젝트, 리모트 이어에 참가한 사람들을 만났다. 차이점과 공통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 해커 파라다이스는 개발자, 디자이너, 스타트업 팀 등 테크 업계 종사자들이 대부분인 반면, 리모트 이어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참가했다는 점
  • 해커 파라다이스는 약 30여 명, 리모트 이어는 75명으로 참가자 규모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
  • 해커 파라다이스는 최소한의 참가 기간만 지키면(약 2주 정도) 자유롭게 인 앤 아웃이 가능한 반면 리모트 이어는 12개월 약정(..)이라는 좀 무시무시한 조건이 있다는 점(조기 드롭 시 패널티 존재)
  • 대략 한 도시에 한 달 정도씩 머무른다는 점은 동일
  • 참가비에 호텔 개인실과 협업 공간, 기타 컨시어지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으나 식비 및 항공료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 역시 동일(리모트 이어는 도시별로 다르지만 약 2천 달러/월, 해커 파라다이스는 좀 더 저렴)

개인적으로는 자유충만한(..) 해커 파라다이스 커뮤니티를 촬영하며 함께 지낼 때가 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리모트 이어는 아무래도 참가 인원 규모 자체가 상당하다 보니 서로 속속들이 알고 지내기도 어렵고, 주최측 자체가 좀 더 비즈니스 측면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보니 분위기가 경직된 감이 없지 않음.

해커 파라다이스와의 비교 우위라고 한다면 단연 다양한 직종군과 나이대. 테크 업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 회사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나이대도 젊게는 20대에서 많게는 4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해커 파라다이스가 젊은 (그리고 살짝 너드스러운) 개발자, 디자이너들의 발랄한 커뮤니티라면, 리모트 이어는 굵직굵직한 대기업+중견기업에 종사하는 참가자들도 있다 보니 좀 더 비즈니스 네트워킹 커뮤니티 같은 느낌.

재밌는 건 대다수 참가자들에게 이번 경험이 그들에겐 최초의 장기간 여행이자, 단순 휴가가 아닌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첫 경험이라는 것. 충분히 원격으로 일은 할 수 있는 상황인데(회사나 클라이언트와의 협상에 성공했거나 처음부터 원격 근무가 가능한 일자리를 구했거나 아니면 자기 사업 운영 또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거나 등), 막상 선뜻 나가기는 뭔가 불안해 하던 사람들이 주 참가층인 듯 하다. 숙소부터 현지 심카드 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 처리해주니 안성맞춤일 수밖에.

물론 이미 홀로 여기저기서 일하고 살아본 사람들은 참가비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니 혼자 다 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왜 돈을 주고 맡김?’ 같은 반응을 보인다(내 경우에는 ‘아니 뭐하러 우르르 같이 다님?’이라는 생각이 먼저;;). 하지만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그러기는 힘든 법이라 그런지 분명 수요는 있는 듯 하고(리모트이어의 경우 75명 정원에 약 2만 5천명이 지원했다), 해서 올해 우후죽순 비슷한 컨셉의 서비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발리(인도네시아)부터 타리파(스페인), 케이프타운(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장소도 다양하고, 디지털 노마드를 타겟으로 삼은 크루즈 여행도 현재 크게 두 곳 정도가 있다. 올해 하반기에 출항하는 9일짜리 크루즈는 가격이 워낙 저렴해서 이미 예약이 마감된지 오래고, 2016년 100일에 걸쳐 장기간 항해하는 크루즈는 Coboat란 이름으로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다(인터넷 속도가 과연 어디까지 나올지 궁금).

아래는 리모트이어 창업자 그레그 카플란과 참가자들과의 이야기를 짧게 편집한 영상이다.

* 한글 자막은 유투브 영상에서 하단 cc 버튼이나 말풍선 버튼을 클릭 or 설정(setting)에서 자막 on

 

*업데이트: 다큐멘터리가 완성되었습니다 >> ONE WAY TICKET –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 감상처

 

One Response
  1. 08/1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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