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에게 근무지의 자유를 허용하는 오토매틱(Automattic)의 창업자, 맷 뮬렌웨그(Matt Mullenweg)가 “How Paul Graham Is Wrong“이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이 글은 와이 컴비네이터(Y combinator)의 폴 그레이엄이 이민법 완화를 통해 재능있는 개발자들을 더 많이 미국(좀 더 자세히는 실리콘밸리)로 데려오자, 는 취지로 쓴 글 “Let the Other 95% of Great Programmers In“에 대한 반박문이다.

    이 글은 트위터에서 상당한 설전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원격근무는 불완전한 실험이다, 사람들이 한 곳에 있지 않다면 그들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VS “생산성과 원격근무 간 상관관계는 이미 여러 연구들로 밝혀졌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사람들을 모아두는 것은 불필요한 구시대의 유물이다”), 와이 컴비네이터의 해커 뉴스에서도 같은 주제로 활발히 토론이 진행되었다. 다양한 의견들이 많으니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링크).

    이미 많은 곳에서 이 다음 단계의 논의가 시작되었다.
    세금과 보험에 관한 문제 (관광비자로 A 국가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체류하며 온라인으로 일을 해서 B 국가에 설립된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C 국적을 가진 사람은 어디로 어느 비율만큼 세금을 내야 하는가, 국가가 제공하는 건강 보험의 혜택을 거의 받지 않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납부해야 하는가),

    모국이 아닌 곳에서의 법인 설립에 대한 윤리적 정당성 (특히 유럽의 경우 VAT문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져서 많은 유럽 출신 디지털 노마드들이 홍콩이나 싱가포르로 본인 소유의 법인을 옮긴다. 세금 신고를 위해 판매 제품 하나당 일일이 부가세를 하나하나 엑셀에 입력하고 있는 친구를 봤을 땐 그럴만도 하겠다 싶었다. 모국에 거의 거주하지도 않는데 왜 그 엄청난 세금을 내야만 하느냐에 대한 토론 역시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등, 보다 실질적인 이야기, 이 새로운 세대를 제도권이 어떻게 품을 수 있냐에 대한 논의들이다.

    국내에서는 우선 첫 단추로 일과 삶의 균형,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어떠한 환경들에서 보낼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의 문제, 원격근무의 생산성과 실질적인 효과 등을 주제로 한 본격적인 토론이 언제쯤 시작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아래는 오토매틱 직원들의 현재 위치를 볼 수 있는 맵이다: http://automattic.com/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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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30일 업데이트: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 촬영 차 들린 스페인에서 이 글의 글쓴이인 맷 뮬렌웨그와 인터뷰를 마쳤다. 원격근무를 통해 경영자와 직원들이 얻을 수 있는 혜택, 전세계에 퍼져 있는 직원들을 관리하고 서로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 등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How Paul Graham Is Wrong by Matt Mullenweg

    나는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들을 사랑하는데, 그의 최근 글 “다른 95%의 훌륭한 프로그래머들을 (미국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나는 미국이 드라마틱하게 더 나은 이민 정책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동안 나는 대부분의 기술 기반 회사들이 그들이 미국에 데려올 수 없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 대해 불평하면서도, 그들에게 반드시 물리적으로 회사가 있는 곳에 있어야만 한다고 요구하는, 모래에 머리를 파묻고 있는 이런 접근 방식에 혼란스럽다.

    만약 당신이 바깥에서 이 곳을 보고 있다면, 혁신이 일어나는 곳이자 기본 원칙에 따라 일을 하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지역, 샌프란시스코가 가진 규모의 문제는 상당히 우스꽝스럽다. 똑똑하고 독창적인 창업자들은 계속해서 이 곳에 사무실을 열고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는 환경에서 사람들을 고용하거나 이 곳으로 이사오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폴 그레이엄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명백한 해결방법을 놓쳤을 때 내가 느낀 점이다.

    95%의 훌륭한 프로그래머들이 미국에 물리적으로 위치하고 있지않다면, 그리고 심지어 더 높은 확률로 실리콘 밸리에 있지 않다면, 이를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이용해서 사무실을 세워라. 워드프레스P2, 슬랙구글 행아웃, 스카이프와 같은, 우리가 이전 세대들이 오프라인으로 했던 일들을 온라인에서도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놀라운 기술들을 이용하면 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침실 하나가 딸린 평범한 집에 매달 2천 8백 달러(한화 약 300만원)를 내며 사는 대신, 사람들을 놀랄만한 여러 장소들에서 살 수 있도록 하자(역자 주* 여기서 글쓴이가 노마드리스트를 링크로 넣으면서 이 날 노마드리스트 서버가 폭주했다고 한다). 싫다고? 그렇다면 오토매틱(Automattic, WordPress의 개발사이자 글쓴이의 회사)과 깃허브(Github, 오토매틱과 마찬가지로 전직원에게 근무지의 자유를 제공함)가 가장 뛰어나고 똑똑한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들이 원하는 어디서든 살고 일할 수 있도록 놔두면 된다.

    원문링크: How Paul Graham Is Wrong

     

    다큐멘터리 만듭니다. OPEN SHUTTERS, One Way Ticket, Feminism Reboot 감독. '디지털 노마드,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남해의봄날 출판) 저자. 프로필&컨택 *본 블로그 상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다큐멘터리 관련 사진 및 영상은 모든 저작권이 제게 있으며 이 역시 사전동의 없는 인용 및 2차 가공 금지합니다.

    4 Comments

    1. 원격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업무분장이 완벽하게 되어야한다’, ‘시간비용없이 원할때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한다’ 두가지 정도를 만족시키면 됩니다. 워드프레스는 어떻게 이 두가지 제약을 뛰어넘었는지 궁금하네요.
      예전에 미국-한국간 원격작업을 해봤었는데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 서로 너무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초창기부터 원격협업은 좀 아닌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진행되고 역할이 명확한 일이라면 원격작업 역시 작업의 몰입도를 높이는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것 같아요.
      ps: 글에 오타가 있는데 ‘나두면 된다’가 ‘놔두면 된다’ 로 고쳐야할것 같네요.

      •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오토매틱에서 매니저로 일했던 경험기를 직접 책으로 써낸 Scott Berkun의 The Year Without Pants: WordPress.com and the Future of Work 참고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2. 뉴욕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거의 모든 큰 기업들은 digital nomad까지는 아니더라도 재택근무 (일주일에 정기적으로 하루~또는 5일 전부)를 권장 또는 할수있게 하고 있고 세계 여러곳, 미국내 여러주들에 걸쳐 항상 함께 일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뉴욕본사, 다른 주에 있는 지사들에 있는 사람들, 인도, 중국, 일본, 영국, 러시아, 동유럽등의 사람들과 같이 일해야 함으로 따르는 어려움(소통및 시차)은 당연하지만 점점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앞으로 더 가속되고, 심지어 사무실에서 공용책상들을 놔두고 지정된 자리를 없애며, 재택근무를 권하고 있습니다.

      개인적 생각으론 여러가지 이유로 그리 바람직하다고는 보지 않으나 현재 그렇게 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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