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 인컴으로 디지털 노마드가 되세요? 그저 웃지요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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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할 수 있다?

앞선 글에서 마치 상황극처럼 가볍게 나열한 스토리는 실제 많은 이들에게 일어난 일로, 실존 인물들을 모델로 한 이야기다. 드랍쉬핑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so called 패시브 인컴이 이런 식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러한 것들이 달콤한 광고처럼만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실제로 돌아가는 사이트, 허수가 아닌 진짜 내용이 있는 웹페이지가 아니면 어찌어찌 각종 SEO기법을 통해 잠시 검색 결과 상위에 올려 놓더라도 얼마 되지 않아 순위에서 밀려난다(국내는 네이버려나? 텐X/구글 애드센스/네이버 블로그 이 3가지에 주로 집중된 것 같아 보인다. 내가 취재한 내용들은 현재까지는 모두 국외 사례라 국내의 경우는 자세히 아는 바가 없다. 근본적으로 돌아가는 방식은 어디나 같다).

광고대로 일이 순순히 풀리려면, 구글을 충분히 갖고 놀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구글을 잘 알거나(이 정도 능력자라면, 모르긴 몰라도 so called 패시브 인컴을 붙잡고 있지만은 않을거다), 지금 시장에는 안 풀려 있지만, 수요가 높거나 곧 높아질 아이템을 미리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앞의 내용과 마찬가지로, 이런 인재는 보통 패시브 인컴으로 자유로워지겠다며 치앙마이에 가 있다거나, 네이버 카페를 뒤지며 패시브 인컴 강좌 수강 신청을 하고 있진 않을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것이, 한 아이템에서 차익이 나고 좀 잘 된다 싶으면 순식간에 경쟁자들이 모여들어 똑같은 제품을 똑같은 회사에서 사들인다. 아무런 스킬, 경력이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만큼 진입장벽이 극히 낮은데다(지금 당장, 자본금 전혀 없이 당신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라는 말은 다른 사람들 그 누구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서로가 서로를 끊임없이 모니터링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드랍쉬핑이 되었든 기타 다른 SEO든 어뷰징이든, 검색 알고리즘에 능통하고 아이템/판매 방식/고객 서비스 등 역시 차별화해야 하는데 그게 말이 쉽지 정말 광고에서 떠드는대로 ‘누구나’ 할 수 있는 걸까?

국내에서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한 바 있는 허벌라X프를  생각해보자. ‘영업 좀 잘 하고 주변에 입소문 잘 퍼뜨리고 네이버 블로그 순위 잘 올라가게 포스팅 복붙하면 누구나 돈 벌 수 있어요!’라는 이야기, 언뜻 보면 참 쉬워보이지만 우리는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걸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so called 패시브 인컴 역시 정확히 같은 원리다.

치앙마이 패시브 인컴 생태계의 몰락

앞서 이야기한 치앙마이의 기형적인 패시브 인컴 생태계는 1. 저렴한 생활비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삶의 질 2. 상대적으로 우회하기 쉽고 아직까지는 편법이 먹히는 현지 세금/비자 시스템과 더불어 3. 부푼 꿈을 안고 치앙마이로 왔으나 그마저도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라인 코스를 홍보하는 어뷰징, 온라인 코스를 만드는 온라인 코스 등을 마지막으로 선택하게 되고, 이런 정보들이 웹에 범람하면서 이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유인되는 웃지못할 상황, 전형적인 피라미드 사기를 통해 성장 및 유지되어 왔다.

실제로 중동, 미국 내륙 등지에서 일확천금과 자유를 꿈꾸며 직장 그만 두고 집 자동차 다 팔고 치앙마이로 와서 온라인 코스에 돈을 쓰며 자신을 entrepreneur라고 소개하는 이들이 치앙마이의 협업공간에는 넘쳐난다. 그리고 이 수많은 개인들의 돈이 모여 피라미드 꼭대기의 소수에게 흘러 들어간다(앞선 포스팅의 스토리에서 나온 X). 드랍쉬핑 강좌 및 모든 관련 제휴 마케팅을 통해 만들어진 수익의 약 20%가 Shopify를 통해 극소수, 실명은 거론하기 어려운 이 X들에게 돌아간다. X의 비즈니스를 통해 위의 전형적인 A와 같은 경로를 밟은 피해자 역시 다큐멘터리 제작 중에 만났는데, 그 내용만으로 다큐멘터리 하나가 나오고도 남는 상황이었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비법? 심지어 돈을 받으면서 그들이 알려주는 ‘검색엔진의 알고리즘을 해킹’하고 돈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려주는 ‘궁극의 비법’같은 것들은, 상당수 검색엔진이 검색 알고리즘 살짝 바꾸는 순간 끈 떨어진 갓이오, 낙동강 오리알이 된다. 그리고 저런 사람들 때문에 검색 결과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도 검색엔진들은 검색 알고리즘을 꾸준히 바꾸고 있다(멀쩡한 화이트 햇 SEO까지 싸잡아 욕먹이는 짓이다).

2017년 초 있었던 협업 공간들의 한 컨퍼런스에서는 협업 공간 운영자들 사이에 어떻게 하면 이런 이들을 자신의 공간에서 퇴출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고도 하고, 실제로 위 이야기에 등장하는 B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은 한 협업 공간의 멤버들에게 영업을 하던 중 해당 협업 공간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현지에서 신처럼 떠받들여지던 B의 언제까지나 견고할 것만 같던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 역시 2016년 말, 2017년 초쯤인데, 쉬쉬하던 이야기와 각종 실태들이 페이스북과 레딧, 여러 개인 블로그 등에서 터져 나온 것 역시 이쯤이다(B가 픽업 아티스트로 지금과 똑같이 내용만 달랐지 동일한 방식으로 PUA 온라인 강좌를 판매하던 때의 이야기, 2015년 아시안계 남성들을 태국의 한 섬에 불러놓고 백인 여성들과 어떻게 잠자리를 가지는지 알려주는 내용의 행사를 ‘rape retreat (강간 수련회, 강간 워크샵 같은 의미)’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일, 캘리포니아에서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일, B가 자랑하는 자신이 패시브 인컴을 통해 얻은 수익은 사실 대부분 드랍쉬핑이 아닌 드랍쉬핑 온라인 강좌를 판매하는데서 온 것이라는 점 등).

결국 최근 B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른 은퇴’를 선언하면서(B는 이것이 100% 자의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아는 사람은 모두 안다) 사라지는 것으로 치앙마이 패시브 인컴 생태계는 빠르게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싶지만 아마 B가 떠난 빈 자리도 다른 사람으로 곧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Anton Method라고 불리우는 X의 기법은 파헤칠수록 끝이 없었는데, 여기에 그 내용까지 모두 공유하기에는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그나마 짧게 내용이 요약된 여기를 보시거나, 직접 구글링해보시길. 그리고 이런 것들은 언제나 그렇듯 몇 년이 지나 각종 경로를 통해 국내에 마치 놀라운 ‘신문물‘인 것 마냥 들어온다

so called 패시브 인컴이 끼치는 해악

사실 이건 한번 써볼까 한지 일년도 더 넘은 토픽이다. 솔직히 1. 신경 쓸 가치가 없고 2. 저기서 나온 엉터리 게시물 클릭할 때마다 짜증은 나지만 뭐 큰 일도 아니고 그 창을 닫고 다른 페이지로 이동하는 순간 바로 잊어버릴뿐이고 3. 내 삶에 그닥 폐를 끼치는 것도 없고 4. 굳이 이야기해서 국내에서 오히려 이 토픽이 조금이라도 부스팅 얻는 것도 어이없을 것 같아서 안 했는데, 다름아닌 3번 이유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 나타난 이 사람들이 (사실 다단계, 개미 주식, 쉬운 재택 알바, 손쉽게 일확천금 부자되기, 뭐 이런 것들은 항상 있어왔다. 트렌드에 발맞춰 더 있어 보이는 ‘패시브 인컴’ ‘소극적 소득’ ‘디지털 노마드’같은 걸 짠 하고 들고 오는 것 뿐이지).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서 멋지고 환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패시브 인컴을 공부하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들고 와서는 자기들 강의에 회원을 유치하겠다고 홍보물에 내 글과 영상을 도용하는게 최근 발견되었다. 다큐멘터리든 책이든 본인같은 사람들을 디스하는 파트들이 본문 내용 중에 있는데, 무슨 생각으로 가져들 가는지 모르겠다(지금은 게시물 블라인드 처리에서 그치지만, 다음은 바로 내용증명부터 보내려 한다). 여하튼 그래서 순수하게 짜증이 나서 오래 전부터 메모만 해놨던 내용들을 지금 후다닥 포스팅으로 정리한 게 이 글이다.

사실 뭐 내 인생도 아니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사시라. 단 내 것만 가져다 쓰지 말고.
뭐 어떤가. 자꾸 스팸 메일 오고, 검색 게시물에 항상 이상한 것 걸리고(난 분명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는데 검색 결과의 웹페이지를 클릭하면 왠 무협 소설이 등장하는 경험, 나만 해본 건 아닐 거다), 소셜 댓글에는 꼭 아무도 클릭 안 할 것 같은데 도대체 왜 하는지 모를(하지만 클릭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함정) 각종 이상한 상품 광고 알바 댓글이 달리지만, 사람 사는 곳이 그렇듯 온라인 공간 역시 마냥 무균지역처럼 청정하길 바라는게 오히려 더 이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소한, 저걸 인생의 비법, 마스터키를 획득한 것 마냥 팔고 거기서 수익을 얻는 행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보자는 이야기…이지만 저기에 이미 저렇게 확신이 있는 분들은 경험 상 다단계 쪽이랑 리액션이 비슷해서 실효성은 없는 얘기고. 최소한 저걸 보고 바로 혹해서 먹잇감이 되는 대신 객관적으로 보고 현명하게 판단을 해 보자는 이야기다. 여기서 나왔다, 이 포스팅 쓴 이유 하나 더. 저런 것들이 아무리 인터넷에 널려 있어 봤자 누가 저걸 믿을까, 했던 내 믿음이 우습게 얼마 전 한 지인이 내게 이렇게 말한 일이 있었다.

“치앙마이 여행 갔다가 보니까 드랍쉬핑이라는게 있더라고. 꽤 해볼만하겠다 싶었어. 그렇지 않아도 퇴사 고민 중이었고, 따뜻한 곳에서 편하게 살수도 있고 말이야.”

돈 버는 사람,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검색엔진 알고리즘에도 빠삭하고, 상품이나 콘텐츠 같은 아이템을 보는 천부적인 선구안도 가지고 있고, 감각도 있고, 마케팅과 고객 서비스의 탁월한 차별화 등으로 so called 패시브 인컴을 통해서도 생계를 유지할 만큼 충분히 돈을 버는 사람. 그런데 그건 그 사람이 유능한거지, so called 패시브 인컴의 효용성을 입증하는 예는 되지 못한다. 그 사람은 다른 뭘 해도 잘 했을 거고, 잘 될 사람은 뭘 해도 잘 한다.

간만에 글이 길었다. 결론은 아래 짤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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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이건 내 생각 쓰는 내 블로그지만, 여기서부터는 특히 더더욱 개인취향을 타는 내용이다.

위에서 나열한 드랍쉬핑/다단계/블랙&그레이 햇 SEO/각종 저질 블로그 포함 온라인 마케팅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구린 suck’거라면, 여기서부터는 내가 보기에 너무나 ‘구린’ 것들.

라이프 코치, 라이프 스타일 코치, 라이프 스타일 컨설턴트, 구루, 모티베이셔널 스피커 (이건 한국어로는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하나. 동기부여 강사? 자기계발 강사?) 등, 이름은 각양각색인데 관통하는 핵심 맥락은 소름 끼치도록 동일하다. 이들이 제공하는 ‘가치’가 납득할 만한 배경에서 나온, 최소한 실존은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래는 아주 흔하디 흔한 스토리인데, 특히 직장 그만두고 여행왔다는 각국 사람들에게서 듣는 전형적인 이야기: 

직장은 그만 뒀고, 다시 돌아가긴 싫고, 돈은 없고, 다시 돌아가서 ‘전형적이고 ‘평범한’ 삶은 살기 싫고(왜냐, 난 남들과는 다르니깐!)  ‘특별하고’ ‘자기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 요구되는 스킬셋이나 자산은 전혀 없고, 대략 이런 상태에서 그런다.

나 라이프 스타일 코치 해보려고 해.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주체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깨달음을 얻게 해주고 싶어.

정말 너무 흔하게 보던 이야기지만 직접 들으면 말문이 막힌다. 오피스 워커 경력 3년으로 누굴 뭘 가르치고 상담을 하고 거기서 금전적인 소득을 얻겠다고요? 몇년째 임상심리 공부하고 수련하면서 죽어나가는 내 지인이 보면 실로 기함할 일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비법’을 나는 알고, ‘내 삶이 정답’이고, 이걸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거기서 돈도 벌겠다는 그 확고한 자기 확신과 선민 사상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세상 인구가 70억이다. 각자 신념도 생각도 철학도 환경도 꿈도 희망도 다 다른데, 무슨 생각으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할지 가르쳐주고,  심지어 이게 조언 정도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걸 생계 수단으로 삼겠다는 건가.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 상당수는 ‘me, me, me!’ 로 통용되는 소위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참으로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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