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닷넷 연재글 – [도유진의 디지털노마드] 노마드를 위한 도우미 서비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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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

인터넷의 발달로 사람들이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게 된 덕분에 가능해진, 장소 제약 없이 어디든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프리랜서나 기업가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회사들이 원격근무를 시행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 가능한 삶의 방식 중 하나가 돼 가고 있다.

아직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분명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사람들을 불러모아 일을 시키는 기존 방식이 더는 당연한 것이 아닌 일이 됐다. 특히 기술 기반 회사들은 한 도시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곳에서 인재를 영입하길 원한다.

이에 힘입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여행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 뒤에 자리한 사회 현상을 함께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 역시 형성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 글에서는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를 겨냥한 서비스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커뮤니티와 함께 여행하고 싶다면? 해커 파라다이스와 리모트 이어

해커 파라다이스

해커 파라다이스

지난 글([도유진의 디지털노마드] 발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서 30여명의 디지털 노마드가 함께 여행하고 일하며 지내는 ‘해커 파라다이스‘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해커 파라다이스를 시작으로 비슷한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특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는 최근 1기 일정을 시작한 ‘리모트 이어‘가 있다.

리모트 이어 역시 해커 파라다이스와 마찬가지로 지원서를 접수하고, 선발된 사람들이 일정 기간 동안 함께 정해진 일정에 따라 여행을 하고 일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행선지와 숙소, 협업 공간 등이 주최측의 사전조사를 거쳐 제공되고 커뮤니티를 위한 별도 프로그램 몇 가지가 함께 제공되는 식이다. 리모트 이어의 경우 2만5천여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지난 6월 75명의 최종 참가자가 프라하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앞으로 12개월 간 12개 도시를 함께 여행할 예정이다.

두 프로그램 간 차이점과 공통점을 꼽자면 아래와 같다.

  • 해커 파라다이스는 개발자, 디자이너, 스타트업 팀 등 IT 업계 종사자들에 한해 참여가 가능한 반면, 리모트 이어는 직종에 관계 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 해커 파라다이스는 약 30여 명, 리모트 이어는 75명으로 참가자 규모가 다르다.
  • 해커 파라다이스는 2주 정도의 최소 참가 기간만 지키면 자유롭게 프로그램 중도 하차가 가능하다. 반면 리모트 이어는 ’12개월 약정’이라는 살짝 무시무시한 조건이 있다(조기 탈퇴 시 납부한 프로그램 비용의 일부만 환불이 가능하다).
  • 한 도시에 한 달 정도씩 머무른다는 점은 동일하다.
  • 두 프로그램 모두 참가비에 호텔 개인실과 협업 공간 멤버십, 기타 컨시어지 서비스가 포함돼 있으며 식비 및 항공료는 자비 부담이다. 리모트 이어는 매월 약 2천달러로 우리돈 약 230만원 정도, 해커 파라다이스는 도시별로 참가비 차이가 크고 리모트 이어에 비해 좀 더 저렴하다.

리모트 이어가 가진 해커 파라다이스와의 비교 우위라고 한다면 다양한 직종군과 나이대 등을 들 수 있다. IT 업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 회사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고 나이대도 젊게는 20대에서 많게는 40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이들을 촬영하면서 한동안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해커 파라다이스가 젊은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의 발랄한 커뮤니티라면, 리모트 이어는 굵직한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종사하는 참가자들도 있다 보니 좀 더 비즈니스 모임 같은 분위기다.

아래는 리모트이어 창업자 그레그 카플란과 참가자들과의 이야기를 짧게 편집한 영상이다. ‘CC’ 버튼 또는 설정 버튼을 클릭해 한글 자막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재밌는 건 이러한 프로그램이 대다수 참가자들에게 최초의 장기 여행이자 단순 휴가가 아닌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첫 경험이라는 점이다. 이미 충분히 원격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길을 떠나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 또는 홀로 낯선 곳에서 지내기 보다 커뮤니티에 속해 있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주된 참가층이다.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 회사나 클라이언트와의 조율을 거친 사람들도 많았다.

물론 이미 홀로 여행과 일을 병행해 온 사람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위해 참가비를 납부할 필요성을 느끼기가 힘들다. 숙소까지 포함된 가격이라고는 하나 많은 경우 이보다 저렴한 가격에 에어비앤비 등을 통해 좋은 숙소를 구할 수 있다. 방 한칸에 월 200~300만원이 훌쩍 넘는 월세를 자랑하는 샌프란시스코나 런던같은 대도시에서 지내던 사람, 홀로 장기 여행을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 또는 커뮤니티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프로그램일 것이다.

다수의 낯선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한다는 점 역시 호불호가 갈린다. 특히 리모트 이어처럼 대규모의 인원이 1년 간 함께 여행하고 일을 할 경우, 어지간한 리얼리티 쇼 하나 정도는 쉽게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는 분명 존재하는 듯하다. 리모트 이어 1기 프로그램에 무려 2만5천명의 지원자가 몰린 점만 봐도 그렇다. 전체 여행 일정 수립부터 안전과 인터넷 속도 등이 사전에 점검된 숙소와 협업 공간, 사소하지만 중요한 현지 심카드 제공과 같은 서비스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이는 점점 더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원격근무 인구가 증가하는 반면, 아직 여행과 일상을 병행하는 삶에 익숙한 인구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디지털 노마드 크루즈

디지털 노마드를 타깃으로 삼은 크루즈 여행 역시 현재 크게 2곳 정도에서 준비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 스페인에서 브라질로 향하는 9일짜리 크루즈는 이미 예약이 마감된지 오래고, 2016년 100일에 걸쳐 장기간 항해하는 크루즈는 ‘코보트‘란 이름으로 예약 접수 및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코보트의 경우 28일 프로그램 참가비가 745유로로, 우리돈 약 100만원 정도이며 식비는 별도다. 배 위에서 인터넷 속도가 얼마나 나올지가 가장 궁금하다.

코보트

코보트

프리랜서들을 위한 플랫폼과 원격근무가 가능한 일자리 큐레이션 

프리랜서들을 위한 플랫폼 역시 늘어가는 디지털 노마드들과 함께 갈수록 전문화되어 가고 있다. ‘업워크‘가 별다른 제약이나 기준없이 전반적인 재택근무자들을 위한 플랫폼이라면, ‘톱탤‘은 상위 3%의 인재만 보유하고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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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워크와 달리 톱탤은 개발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곧 디자이너도 추가될 예정이다. 톱탤은 지원자를 평가하는 과정을 거쳐 일정 수준 이상의 지원자만 자사 인재풀에 등록한다. 개발자를 필요로 하는 회사 역시 톱탤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서는 톱탤을 통해 이들을 고용할 수 없다. 톱탤을 통해 일을 하는 모든 프리랜서들은 별도의 출퇴근 없이 원격근무를 하게 된다. 2015년 올해 톱탤의 예상 수익은 약 8천만달러로 예상된다.

이외에 원격근무가 가능한 회사의 채용공고들만 모아놓은 큐레이션 서비스도 인기다. 대표적으로는 ‘위워크리모틀리’, ‘리모티브‘, ‘리모트오케이‘ 등이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서비스들을 통해 원격근무와 더불어 좀 더 다양한 선택지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리라 예상한다.

디지털 노마드 컨퍼런스

디지털 노마드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나, 디지털 노마드 컨퍼런스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설마했다. 과연 몇 명이나 참가할까 했던 것이, 컨퍼런스 몇 주 전에 표가 매진되고 7월31과 8월1일 이틀에 걸쳐 ‘DNX‘라는 이름으로 얼마 전 베를린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그리고 나는 제작 중인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의 쇼케이스를 간략하게 이 컨퍼런스에서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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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 쇼케이스에서 공개했던 10분 프리뷰 영상이다. 워드프레스 개발사 오토매틱의 CEO인 매트 뮬렌웨그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관리도구 ‘버퍼’의 CEO 조엘 가스코인 역시 후반부에 등장한다. ‘CC’ 버튼 또는 설정 버튼을 클릭해 한글 자막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글에 모두 소개하지는 못했지만, 원격근무의 증가와 함께 이외에도 많은 독특한 서비스와 프로젝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다음 단계로는 디지털 노마드들을 위한 세금, 회계, 비자, 그리고 보험과 같은 좀 더 실질적인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예로 ‘텔레포트‘라는 곳에서는 디지털 노마드를 유치하고자 하는 각 나라 정부들과 손잡고 원스톱 행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아래에 이번 글에서 다루지 못한 다른 관련 서비스들을 모아놓은 웹사이트 몇 가지를 소개하면서 이번 글을 마무리한다. 다음 글에서는 디지털 노마드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에스토니아 정부의 e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다.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 디지털 노마드 다큐멘터리는 2016년 상반기 온라인 및 컨퍼런스 등을 통해 무료로 공개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후원자로 등록하시고 후원자 특전 및 매달 프로젝트 진행 현황을 담은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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