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망명, 제 카톡은 봐서 뭐하시게요” by 방글라데시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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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망명, 제 카톡은 봐서 뭐하시게요” by 방글라데시브라운
2014.10.1o

 

1) 이슈 들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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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검찰은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고 인터넷 공간의 ‘검열’을 공식화했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직후 일어난 일련의 일들인데요, 이 불똥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튀었습니다. 10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카카오’의 공식 출범을 발표한 이 때 미디어들은 다음카카오보다는 대거 한국인 사용자가 유입되고 있는 외산 메신저, ‘텔레그램’에 대해 이야기하기 바빴습니다. 오늘자 행간읽기에서는 텔레그램으로의 사이버 망명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이슈 디테일

검찰의 사이버 검열 발언으로 한국인 이용자 급증, 한국어판 출시까지

마커스 라 텔레그램 언론·지원 부문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난 주에만 150만 명 이상의 한국 사용자가 텔레그램에 등록했다”고 말했다.그는 “출시 1년여 만인 지난 9월 현재 세계적으로 매월 5천만명이 텔레그램을 쓰고 있다”며 “한국은 이런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나라”라고 했다.
[연합뉴스, 10월 7일]텔레그램 “한국 신규 사용자 지난 한 주만 150만명”

‘카톡 검열’ 논란으로 주목을 받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공식 한글 버전이 출시됐다. 7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에는 텔레그램 1.9.2 업그레이드 버전이 올라왔다. 버전 상향에 따라 텔레그램은 안드로이드 웨어 및 한글 지원이 추가됐다. 이번 텔레그램 한글 지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회사 측이 정식 한글화를 위한 전문가를 찾으면서 빠르게 이뤄졌다. 당시 텔레그램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어 번역 전문가를 모집했고, 많은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지디넷, 10월 7일]텔레그램, 공식 한글버전 출시

 

많고 많은 메신저들을 두고 왜 텔레그램일까?

BB: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는데, 첫번째는 탁월한 보안 방침dlau(기술적인 보안성을 떠나 운영 방침 자체가 개인의 사생활 보호에 철두철미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탄생 스토리입니다.

텔레그램이 독일이 서버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독일 메신저로 소개하는 언론들이 종종 보이는데, 독일은 텔레그램의 서버가 있는 곳이며 텔레그램의 창업자는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고 할 수 있는 브콘탁테를 만든 파벨 두로프입니다. 반정부 인사들의 브콘탁테 개인 정보를 제공하라는 러시아 정부의 요청을 거절한 뒤 CEO자리를 박탈당하고 러시아를 떠난 범상치 않은 인물이기도 합니다(텔레그램 창업자에 대한 웹툰: 텔레그램 창업자(개발자) 이야기 – 정부의 개인정보 요청을 거절한 CEO).

텔레그램 공식 홈페이지를 찾는 방문자들은 ‘우리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권리를 되찾자(taking back our right to privacy)’라는 문구를 가장 처음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텔레그램은 해외에서 보안에 특화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유명하다. 모든 메시지를 암호화 처리하고 대화 내용도 서버에 남지 않고 자동 삭제된다. 연락처가 저장된 상대만 연결되고 대화 상대를 모두 암호화할 수도 있다. 텔레그램은 올해 초 20만 달러(약 2억 원)를 상금으로 내걸고 텔레그램 해킹 대회를 열었지만 아직 성공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25일 “카카오톡에서 명예훼손 범죄가 발생할 경우 조속한 협조를 요청한 것뿐”이라며 “카카오톡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은 불가능하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텔레그램은 28일 주요 한국어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인기가 여전히 높다.
[동아일보, 9월 29일]獨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 급증

우리나라의 텔레그램 얼리어답터(초기 사용자)는 애널리스트와 펀드 매니저 같은 증권가 사람들 가운데 이른바 ‘꾼’으로 꼽히는 이들이다. 금융위원회가 멀쩡한 기업까지 ‘불량 감자’로 지목해 찍어내는 풍문의 온상지를 들춰내겠다며 증권가 사람들의 메신저를 뒤진 데 이어, 올 초에도 씨제이이엔엠(CJ E&M) 실적 정보 사전 유출 건을 조사하며 증권가 사람들의 메신저를 또다시 들여다보자, 자구책으로 메신저를 텔레그램으로 바꿨다.

그럼 일반인들은 왜 텔레그램인가. 업계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텔레그램의 ‘탄생 스토리’와 뛰어난 호환성을 꼽는다. 텔레그램은 서버를 독일에 둬 독일 메신저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개발자는 러시아의 파벨 두로프다. 백만 장자로 알려진 두로프는 자신이 만든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에 올라온 내용을 러시아 정부가 검열하고 개입하려고 하자, 떨쳐 일어나 텔레그램을 만들어 독일에서 운영하고 있다. 텔레그램의 첫 페이지에는 “우리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권리를 되찾자”고 적혀 있다.

‘동병상련’이라고 해야 할까. 텔레그램의 이런 탄생 스토리가 검찰의 사이버 검열을 피하고 싶어 하는 국내 사이버 망명자들의 욕구와 딱 맞아떨어져, 텔레그램으로의 사이버 망명사태를 빚고 있는 셈이다. 사이버 망명지로 미국 쪽 메신저도 추천되고 있지만, 탄생 스토리면에서 텔레그램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스노든의 폭로에서도 보여지듯 미국 정부 역시 사이버 검열에서는 가해자 쪽에 가깝다는 측면에서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겨레, 10월 7일]사이버 망명지, 왜 텔레그램인가?

 

카카오톡이 비난 받는 이유

BB: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수혜자가 텔레그램이라면(텔레그램의 경우 두로프 형제의 전적인 기부를 이용해 광고나 기타 수익모델 없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 금전적인 소득은 전무하겠지만요), 가장 큰 피해자는 이제 다음카카오가 된 카카오의 카카오톡입니다. 다음카카오측에서는

  1. 실시간 모니터링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2. 서버에 대화 내용이 저장되는 기간 역시 3~7일 정도로 단기간이고
  3. 압수수색 영장이 있을 때만 서버에 남아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며 억울함(?)을 표시하는 상황입니다만, 애초에 서버에 남아 있는 대화 내용이 사용자들이 원하는 때에 삭제될 수 있도록, 또는 아예 서버에 대화 내용을 저장하지 않는 방향으로 갔다면 과연 이런 비난과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을까 싶습니다. 텔레그램의 창업자나,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건 트위터처럼 정부의 도를 넘는 개인정보 제공 요청을 거절하는 게 그렇게 힘들다면 말입니다.

다음카카오는 8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카카오톡에 대한 감청 요청은 2013년 86건, 2014년 상반기 61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감청 요청은 국가안보 등 극히 제한적인 조건에서 법원으로부터 발부되는 영장에 의해 집행된다”며 “감청 요청 건수는 앞으로 발간할 투명성 보고서를 통해 주기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2일 대화내용 서버 저장기간 단축 내용을 담은 자료를 배포하면서 “실시간 검열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혀 거짓 해명 논란에도 휘말렸다. 지난해 압수수색영장 요청 건수는 총 2천676건이었으며 올 상반기에만 2천131건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처리율은 지난해 83.11%, 올 상반기는 77.48%였다.

다음카카오는 또 경찰이 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 부대표와 그의 지인 3천여 명을 검열하는 수단으로 카카오톡이 사용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수사 대상자가 참여 중인 채팅방의 대화내용 하루치와 대화 상대방의 전화번호가 제공된 것은 사실”이라며 “친구 3000명 각각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이 제공된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법원 영장에서는 40여일의 대화 내용을 요청했으나 실제로는 서버에 남아있던 하루치의 대화 내용만이 제공됐다”며 “영장에 기재된 내용 중에 아직 서버에 남아 있어 전달 가능한 정보만을 제공하며 서버 저장기간이 지나 서버에 남아있지 않다면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10월 8일]카카오톡, 2013∼2014상반기 감청 요청 147건(종합)

기자회견 다음날인 2일엔, 포털 사이트 모니터링 대책 회의에 카카오톡 간부가 참석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메신저 사찰에 대한 누리꾼들의 불안감을 자극할 만한 부분인데도, “검찰이 오라는데 가야지” 식의 대답을 내놓은 것도 무책임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정부의 대책회의에 참석한 것까지는 뭐랄 수 없다 해도, 그 뒤엔 인터넷 기업으로써 어떻게 하면 사용자의 정보 보호에 충실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책부터 먼저 강구해야 했을 겁니다.

카카오톡 홍보팀은 취재 과정에서 “흔히 카카오톡은 암호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대화가 네트워크 상을 오갈 때에는 그것이 와이파이(wi-fi)에서든, 3G망에서든 암호화가 된다. 즉 실시간으로 패킷을 가로채더라도(감청을 하더라도) 중간에서 대화 내용을 볼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서버에서는 암호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내용을 다 볼 수 있다는 건데요. 그래서 정부는 압색 영장을 통해 서버에서 대화내용을 가져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원할 경우 대화 내용을 서버에서 바로 삭제하는 기능(텔레그램), 혹은 사용자의 기기가 아니라면 서버에서도 대화를 읽어낼 수 없도록 하는 기능(텔레그램, 아이메시지) 등을 갖췄다면, 적어도 영장을 내미는 정부에게 “우리도 모르는 정보라서 줄 수 없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2주 넘게 이어지는 ‘양심을 믿어 달라’ ‘기다려 달라’의 메시지만으로는 불안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입니다. 분명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카톡의 이번 대응은 인터넷 기업의 ‘위험(리스크) 관리 실패’의 사례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비난이 빗발치자 카톡은 뒤늦은 공식 사과문을 8일 냈습니다. 앞서 발표했던 대화 내용의 서버 보관 주기를 줄이는 것에 덧붙여, 서버에 메시지를 남기지 않고, 대화의 전 과정을 암호화하는 방안을 연내 도입하겠다는 겁니다.
[한겨레, 10월 8일]발등에 ‘불’…‘카카오톡’은 왜 욕을 먹고 있나

 

한국은 텔레그램, 홍콩은 파이어챗

BB: 요즘 홍콩에서는 자유직선제를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중국 정부의 무차별적인 인터넷 검열에 맞서 홍콩에서는 파이어챗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앱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인터넷 연결이 없어도 주위에 있는 사용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앱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 ‘텔레그램’이 돌풍이라면 홍콩에서는 ‘파이어챗’이 인기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 앱 ‘파이어챗’ 이 홍콩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기가옴>이 9월29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이어챗은 갑자기 앱스토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 가운데 하나가 됐다. 파이어챗을 만든 오픈가든의 최고경영자(CEO)인 미샤 베놀리는 “하루사이에 홍콩에서만 가입자가 10만명이 늘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파이어챗의 인기는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탓이다. 현재 홍콩에서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중국 당국의 개입 없는 자유직선제로 치르자는 시민들의 시위가 한창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린 시위 현장 상황들이 빠른 속도로 퍼지자 중국 정부는 인터넷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9월28일에는 시위 사진이 더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 본토에서 사진 공유 SNS 인스타그램 접속을 막았다.

파이어챗은 시위 현장이나 공연장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몰려 통신 장애가 발생하는 곳에서 유용하다. 이동통신망이나 인터넷 연결 없이도 네트워킹이 되기 때문이다. 파이어챗은 대화 상대자가 70m안에 있을 경우엔 인터넷 연결 없이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일종의 P2P 방식으로 사용자가 가진 기기끼리 자원을 연결해 쓰기 때문이다.
[블로터닷넷, 9월 30일] 한국은 ‘텔레그램’, 홍콩은 ‘파이어챗’

 

3) 편집인 코멘트

오늘의 코멘트는 텔레그램 트위터 한국 공식 계정의 트윗으로 갈음합니다. 개인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당연히 이뤄져야 할 이런 기본적인 원칙들이, 정부의 반민주적인 행보와 이로부터 사용자들을 보호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이는 기업들로 인해 새삼 한국에서 이렇게 호응을 얻고 있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텔레그램은 개인 정보와 개인 대화 내용이 정부 관계자, 직장 상사, 광고회사 등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대화내용과 기록은 공개되지 않으며 비밀대화는 서버에 흔적도 남지 않습니다. 공식 앱들은 최고의 보안성을 보장합니다.”

“텔레그램은 꾸준히 보안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비밀대화의 경우 대화기록이 서버에 남지 않으며 오직 대화상대들만 내용 확인이 가능합니다. 또한 저희는 내화내용과 기록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Main editer : 방글라데시브라운, editor in crossjournalism.com
신문은 하나만 읽으면 안됩니다, 행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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