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 다음카카오” by 방글라데시브라운

“우리 결혼했어요, 다음카카오” by 방글라데시브라운
2014. 6. 12

 

1) 이슈 들어가기

daumkakao

지난달 26일 다음과 카카오가 전격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쳐 10월에 통합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며, 법인 이름은 ‘다음카카오’로 결정되었습니다. 비상장사인 카카오가 다음에 흡수합병되는 형식이지만 주식 교환 방식을 놓고 보면 실제로는 다음이 카카오에 흡수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2002년까지 닷컴 업계 부동의 1위였으나 네이버에 밀려 10년이 넘도록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던 다음과, ‘카카오톡을 하려고 스마트폰을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실공히 국민 메신저앱의 자리를 꿰어 찼지만 해외시장 진출을 비롯한 기타 사업에서 이렇다 할만한 성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의 전격 합병 선언이 의미하는 바를 한자리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2) 이슈 디테일

다음의 카카오 흡수합병? 사실은 카카오의 다음 흡수합병

합병은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상장기업이지만 기업 가치가 훨씬 큰 카카오가, 다음을 통해 우회 상장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다음이 주식 4300만 주를 새로 발행해 카카오 주식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주식 교환 비율은 카카오 주식 1주에 다음 주식 1.556주로 산정됐다. 합병 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다음카카오’ 지분 39.8%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된다. 현재 다음의 최대 주주인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4대 주주(지분율 3.4%)가 된다.
[시사인, 6월 6일]다음에 “카톡왔숑” 긴장하라 ‘이웃집’

 

다음에게 카카오가, 카카오에겐 다음이 필요한 이유

BB: 다음은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에 밀린 뒤, 모바일 시대의 도래에도 이렇다 할만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계속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4월 카카오톡의 순 이용자 수는 2천 544만명으로 네이버(1천 665만명)보다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용 시간은 네이버의 2배를 넘습니다. 다음에게 있어 카카오는 모바일 사용자를 대폭 끌어들임으로써 제 2의 도약을 꾀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메신저 및 게임 서비스의 성장 정체와 거듭된 신규 서비스의 저조한 성적표로 고심하고 있는 카카오의 입장에서 이번 합병을 결심하게 된 이유로 꼽을 수 있는 요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다음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 및 자금 확보
  • 다음의 콘텐츠 활용 및 뉴스 플랫폼으로의 확장
  • 모바일을 벗어나 다음을 통한 PC 이용자로의 접근 통로 확보
  • 다음의 우수한 엔지니어를 포함한 추가 인력 수혈 용이
  • 국내시장 점유율 확보(네이버 견제) 및 해외 진출 가능성 마련

실제 다음은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 트위터형 SNS 서비스 ‘요즘’ 등 여러 모바일용 서비스를 내놨지만,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다음은 몇 년 새 매출액이 늘어나는데도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 온라인 검색 점유율은 네이버의 4분의 1 수준인 15% 안팎, 모바일은 10% 초반대에 불과하다. 모바일 시대의 성장 모멘텀을 쉽사리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반면 2006년 설립된 카카오의 성장은 눈부셨다. 2010년 출시한 카카오톡은 모바일 플랫폼의 최강자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이용자 수뿐만 아니라 소셜 게임인 ‘애니팡’의 성공에 힘입어 매출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지난해 연매출은 2108억원으로, 2011년(18억원)보다 무려 100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이후 후속타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음악·글 등 디지털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를 야심차게 출시했다가 쓴맛을 봤고, 카카오패션과 카카오뷰티, 카카오뮤직 등 다양한 정보 플랫폼을 꺼내들었지만 고만고만한 관심을 끄는 데 머물렀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실패는 뼈아팠다. 카카오톡을 들고 일본을 비롯해 몇몇 동남아 국가에 적극적으로 진출했지만, 투자금만 날리고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현재 한국을 제외하고는 카카오톡이 시장점유율 1위인 나라는 없다. 지난해 7월 카카오톡 세계 가입자 수 1억 명을 돌파한 이후로는, 가입자 증가 추세도 다소 둔화됐다.

카카오는 애초 내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다음과 합병하면 기업공개로 직접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방식이 아니라, 우회상장을 통해 지름길로 주식시장에 입성하게 된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카카오가 해외시장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대신, 국내 시장 1위 굳히기에 들어가길 선택한 것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한다.
[한겨레21, 6월 9일]드러난 야망, 숨겨진 약점

 

다음카카오의 향후 전망

업계에서는 ‘네이버 vs 다음’, ‘네이버 vs 카카오’의 경쟁구도가 ‘네이버 vs 다음카카오’로 바뀌면서 포털·모바일 메신저·게임 등 영역에서 양사가 양보 없는 일전을 벌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양사 서비스의 원류라 할 수 있는 포털에서 ‘뉴스싸움’ 결과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부분에서도 양사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플러스와 캠프모바일 등 자회사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밴드를 서비스하고 있다.

라인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기가 높아 전 세계적으로 4억2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가입자는 1억4000만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을 통해 카카오톡의 콘텐츠를 다양화해 해외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게임 플랫폼 전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국내 시장에서만 통용된다는 한계와 밴드 게임 등의 경쟁 플랫폼 등장으로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합병을 통해 다음이 카카오 게임의 프로모션 창구 역할을 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최근 밴드게임을 통해 모바일 게임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간에 각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겠지만 결국 승패는 뉴스를 앞세운 포털에서 누가 기선을 잡느냐 하는 걸로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5월 27일]네이버-다음카카오, ‘뉴스 싸움’서 승패 갈린다

시장에선 갖가지 청사진을 그린다. 다음이 개발한 게임을 카카오 게임 플랫폼에 직유통하거나 다음 검색엔진과 지도, 웹툰 등의 서비스를 카카오톡과 연동해 제공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과 중복되는 메신저 서비스 ‘마이피플’은 점진적으로 폐지될 공산이 커 보인다. 주식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카카오톡의 해외 마케팅이나 벤처 인수에 쓰일 수도 있다. 어떤 시나리오가 됐든, 양 사가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카드가 훨씬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박한우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은 카카오와의 합병으로 모바일 부문의 약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카카오도 게임에 편중된 서비스에서 다음이 보유한 뉴스, 검색, 지도, 동영상, 카페 등의 콘텐츠 활용이 가능해졌다. 양 사 모두 트래픽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니투데이, 5월 30일]’다음카카오’ 닷컴시장 완결판? 춘추전국→양강구도까지

 

그런데 텐센트는 왜 합병을 찬성했을까

BB: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 및 게임  전문 기업인 텐센트의 이번 합병 찬성에 대한 이야기도 주목할 만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를 인수하기도 한 이 거대 인터넷 공룡 기업은 2013년 기준 시가총액이 95조원에 달합니다([해럴드경제, 2013년 9월 4일]텐센트, 지칠 줄 모르는 고공행진 ‘언제까지 …’).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시가총액이 2013년 기준 약 17조라고 하니, 대략 상상이 가시리라 생각합니다. 중국판 페이스북 ‘SNS웨이보’와 메신저앱 ‘위챗’ 역시 텐센트의 서비스들 중 하나이며, 텐센트는 13.3%의 카카오 지분을 소유한 카카오의 2대 주주이기도 합니다. 텐센트의 이번 합병 찬성은 카카오톡이 자사의 서비스인 위챗을 위협할 상대가 아니라는 판단 하에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카카오 출범에 따른 최대 수혜자 중 하나로 중국 인터넷업계 ‘공룡’ 텐센트가 꼽힌다. 카카오 2대 주주이던 텐센트는 이번 합병으로 다음카카오 2대 주주 자리까지 꿰차게 됐다. 국내 최고 모바일 회사에 이어 2대 포털 업체 지분까지 대거 확보하게 되자 IT업계의 중국 자본 경계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텐센트는 지난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3.3%(360만주)를 취득, 김범수 의장(케이큐브홀딩스 포함 지분율 53.6%)에 이어 사실상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합병으로 다음카카오 지분 9.9%를 확보하면서 김범수 의장(39.8%)에 이어 또다시 2대 주주가 됐다. 이재웅 다음 창업자(3.4%)보다도 지분이 훨씬 많다.

텐센트는 5월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두 회사의 합병을 적극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 역시 다음카카오 출범으로 인한 시너지가 국내용에 그칠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카카오톡이 가장 먼저 노리는 해외 시장은 텐센트의 위챗이 선전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이다. 자사 서비스와 경쟁관계인 카톡이 이번 합병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판단했다면 텐센트가 합병을 찬성했을 리 없다는 분석이다.
[매일경제, 5월 26일]다음카카오 합병 효과는…파급력 있겠지만 국내용에 그칠 수도

 

BB: 텐센트와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이 담긴 기사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텅쉰(騰訊)이 반드시 카카오를 인수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 중국 인터넷상에서 제법 반향을 일으킨 글이다. 텅쉰은 중국의 대표 모바일메신저인 웨이신(微信·위챗)을 운영하는 업체다. 이 글은 중국 웨이신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국의 모바일메신저 시장의 95%를 장악한 카카오를 먼저 인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의 44%를 차지한 (네이버) 라인을 따라잡은 뒤 구미시장으로 진출해 진검승부를 내야 한다고 했다.
[주간조선, 6월 8일]다음카카오 2대 주주로 올라선 中 ‘펭귄제국의 황제’, ‘제2의 저커버그’ 노린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또 다른 한 수

BB: 이번 합병건으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게 다시 한번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인터넷 시대엔 1등만이 의미가 있다’라는 철학, 거대 조직에 대한 거부감, 한게임 창업자, NHN의 공동 수장에서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 1등이었던 다음을 누르고 NHN를 포털 1위로 만든 뒤 이제는 다시 네이버와 다음의 양강구도를 만든 이, 등 김범수 의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다양하고도 흥미롭습니다.

14년 전 네이버컴에 트래픽을 선사했던 것처럼, 김범수는 이번엔 다음에 모바일을 선물했다. 14년 전 네이버컴을 통해 사람과 안정적 자금을 받았던 것처럼, 이번엔 다음으로부터 사람(개발자)과 콘텐츠를 받았다. 게다가 합병법인의 실질적 지배권까지 거머쥐었다. 카카오라는 법인을 잃었지만 그는 더 큰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제 네이버컴을 1위 자리에 올려놨던 것처럼 다음카카오를 1위 자리에 올려놓는 숙제만 남았다.
[블로터닷넷, 5월 27일]다음·카카오 합병을 들여다보는 창, ‘김범수’

 

3) 주목할 만한 보도

다음카카오 합병 의미와 성공 가능성, 다음과 카카오가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 김범수 카카오 의장 리더십 평가, 네이버와의 경쟁 구도, 5년 뒤 다음카카오의 위상과 IT 업계 경쟁구도, 이상 5가지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정리된 기사입니다.
[오마이뉴스, 6월 2일]”다음카카오, ‘라인’ 넘어야 구글-페이스북 보인다”

‘IT, 걸리면 잡는다’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IT업계 관련 내용을 속속들이 파헤치는 심층분석 포스팅으로 인기 높은 ‘언더 더 레이더’의 이번 합병 관련 포스팅입니다.
[UNDER THE RADAR, 6월 6일]카카오 VS 라인의 모든 것

 

4) 편집인 코멘트

라이코스, 네띠앙, 한미르, 엠파스 등 웹 포털의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이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양강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국내 시장 침투에 마냥 맘이 편치만은 않을 네이버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은 다음카카오는 어떤 식으로 경쟁하게 될지, 그리고 유독 해외시장과 신사업 개척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카카오는 이번 합병을 발판 삼아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인지 향후 행보가 궁금해지는 때입니다.

덧붙이는 말: 영화 ‘Her’보셨나요? 스칼렛 요한슨이 목소리를 연기한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호아킨 피닉스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인데, 실제로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이름의 13세 수준의 인공지능이 등장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5분 동안 유진과 채팅을 한 심사위원의 3분의 1이 유진을 인공지능이 아닌 진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영화가 더 이상 영화가 아니게 될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로터닷넷, 6월 9일]13살 수준 인공지능 등장…‘튜링테스트’ 첫 통과

 

Main editer : 방글라데시브라운, editor in crossjournali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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