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IT강국? 누가 그래요③ – 샵메일, 죽지도 않고 또 왔네” by 방글라데시브라운

“대한민국이 IT강국? 누가 그래요③ – 샵메일, 죽지도 않고 또 왔네” by 방글라데시브라운
2014. 5. 1

 

1) 이슈 들어가기

안녕하세요 BB입니다. 공인인증서, 윈도우 XP에 이어 오늘은 샵메일에 대한 이야기로 3편에 걸친 ‘대한민국이 IT강국? 누가 그래요’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샵메일이란?

2012년 현 미래창조과학부의 전신인 지식경제부가 전자거래기본법을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으로 개정하고 ‘공인전자주소’라는 제도를 만든 뒤, ‘샵(#)메일’이라는 새로운 전자주소를 만들었습니다. 보통 이메일 주소에 ‘@’가 들어가는 자리에 ‘#’이 들어가는 형식이며, 쉽게 생각해서 등기 우편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반 우편과는 달리 등기 우편은 수령인이 우편물을 수령했는지, 했다면 언제 수령했는지 등을 알 수가 있죠. 샵메일은 인터넷 등기우편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며,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하여 메일을 받을 때 본인인증 과정을 거침으로써 이 기능을 수행하게 됩니다.

 

2) 이슈 디테일

무엇이 문제인가?

BB:샵메일이 도입되면 종래까지 종이형식으로 전달되던 각종 통지문 등을 메일로 대체함으로써 편리한 행정 처리 가능 및 상당한 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입니다. 언뜻 들으면 다 맞는 말이고, 도입해서 나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과연 무엇이 문제라는 걸까요? 아래 기사들에서 언급되는 문제점들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보안성이 취약하며 각종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 등을 본인인증 수단으로 사용한다.
  • 기존의 이메일로도 문서 송수신 확인 및 열람확인이 가능한데 또다시 완전히 다른, ‘한국만의’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취지는 이해하기 힘들다.
  • 샵메일은 정부가 지정한 사업체들만 서비스가 가능한데 공인인증서와 같이 몇몇 특정 업체들의 배를 불려주겠다는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개인 사용자의 겨우 본인의 개인 정보 사용에 동의해야만 무료 사용, 비공개를 원할 경우 연 1만원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함).

샵메일의 핵심 기술은 메일의 보안성 강화와 본인확인을 통한 송·수신 확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본인확인을 위해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려면 최근 보안성 문제로 웹상에서 퇴출이 요구되고 있는 액티브엑스나 자바애플릿 같은 플러그인이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표준보안방식이 아닌 샵메일을 서비스할 기관을 정부가 심사해 지정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관 지정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그 산하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기술심사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한국무역정보통신 ▲포스토피아 ▲한국정보인증 ▲코스콤 등 7개 업체가 중계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한 업계전문가는 “한국정보인증과 코스콤, 한국무역정보통신은 현재 공인인증서 발급기관이기도 하다”며 “공인인증서가 폐지됐을 때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기관들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정부가 직접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뉴스토마토, 4월 25일]정부주도 인터넷 등기우편 ‘샵메일’, 공인인증서 문제점 ‘여전’

김기창 교수는 “샵메일이 제공한다는 기능 중 송신과 수신, 열람확인 기능은 기존 e메일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라며 “본인확인과 부인방지, 내용증명 기능도 메일 서버의 ‘메일 전송 에이전트(MTA)’를 이용하면 메일 전송 로그 기록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굳이 별도의 규격을 만들지 않아도 기존 e메일 체계로도 충분히 샵메일과 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그림대로라면 공인인증서처럼 샵메일도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e메일 시스템 시장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 마치 윈도우와 IE 외에 환경에서는 실행되지 않는 공인인증서의 폐쇄성이 문제가 돼 해외에서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결제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샵메일이 공인인증서와 닮은 점은 또 있다. e메일과 달리 정부가 지정한 업체에서만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더존비즈온, 유포스트뱅크, 웹케시, 코스콤, 프론티어 솔루션, 한국정보인증, SK텔레콤 등 7곳이 샵메일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용자가 샵메일을 사용하려면 이들 중 한 회사를 통해 계정을 받아야 한다. 계정을 받으려면 자신의 개인정보를 공개한다는 조건으로 무료로 사용하거나, 매년 1만원을 내야 한다. 개인 사용자는 1만원, 개인 사업자는 2만원이지만, 법인이나 기관은 연간 1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샵메일 발송 비용은 별도다. 수신은 무료지만 발송시 매 건당 100원씩 내야 한다.

이미 국방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7월31일 예비군훈련 소집통지서를 샵메일로 통지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나섰다. 샵메일을 사용하면 그동안 예비군에게 우편과 인편으로 훈련소집을 통지합으로써 사용한 연간 13억원의 우편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비군훈련 소집통지서를 받기 위해 1만원을 내야 하는 예비군의 기회 비용은 무시한 처사다. 지금까지 정부가 부담하던 비용 일부를 국민에게 떠넘긴 꼴이다.

이 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샵메일 도입 5년차가 되는 2017년이면 46만7천곳 법인이 연간 100억여건의 샵메일을 발송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샵메일 매출은 한 해에만 1조105억원이 될 전망이다. 샵메일이 특정 사업자를 위한 돈잔치에 그치는 게 아닌지 걱정되는 까닭이다.
[블로터닷넷, 2013년 9월 12일]공인인증서·샵메일, 그분들의 인증 강박

 

작년에 왔던 샵메일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BB: 샵메일 이야기가 가장 처음 등장한 건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후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할 때마다 각종 홍보 기사가 나왔으며, 개그맨들을 샵메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매년 내용은 똑같고 날짜만 다른 샵메일 관련 기사가 잊을만 하면 또 나오고 있습니다.

2011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정경원)이 공인전자주소 기반의 `샵(#)메일’ 서비스를 27일 시작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샵메일 사용을 계기로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하기 위한 전자문서 관련 기관 및 업계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타임스, 2011년 10월 27일]공인전자주소 기반 `샵메일` 서비스 개시

2012년: 공인전자문서보관소사업을 벌여왔던 샵메일 중계 사업 신청업체들은 우선 자사가 확보한 고객인프라를 기반으로 서비스 고객층을 점차 넓혀간다는 계획을 세워 사업을 준비해왔다. 코스콤은 주요 고객사인 증권사를, 한국정보인증은 공인인증 고객을 중심으로 각각 영업을 펼칠 계획이며 웹케시는 금융기관, 공공기관, 기업 등 고객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사 샵메일 서비스의 첫 타깃으로 삼아 본격적인 시동을 걸 준비를 해왔다.
[아이티데일리, 2012년 10월 22일] “샵메일 서비스 내달 본격화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과 샵메일 서비스의 인지도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우리 정부가 개발한 샵메일은 기존 전자메일의 앳(@) 대신 샵(#)을 사용하는 것으로 세계 최초로 한글 주소체계를 도입했다.
[연합뉴스, 2012년 12월 11일]대한상의 “‘앳메일’ 대신 ‘샵메일’ 쓰세요”

2013년: 개그우먼 이수지, 개그맨 정찬민이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공인전자주소 샵메일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가운데)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뉴스1, 2013년 11월 26일]이수지-정찬민, 샵메일 홍보대사에요!

BB: 이렇게 도입부터 활성화까지 지지부진한 사업이라면 무작정 끌고 갈 것이 아니라 각계에서 성토하는 문제점을 귀담아 듣고 재검토에 들어가야 마땅할텐데, 오히려 중계 사업자 선정 경쟁만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공인전자주소(샵메일) 중계자 사업이 닻을 올린 지 1년 만에 총 9곳의 기업이 뛰어드는 등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업자 대부분이 아직 이렇다할 실적을 못 올리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샵메일 활성화의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계 사업자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수익 확보는 갈수록 힘겨워질 전망이다. 사업자는 늘어나는 데 가입자수는 그만큼 확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외에도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이동통신사들도 SK텔레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면서 내년도 샵메일 중계사업 시장에 뛰어들지 타진하고 있다. 업계는 사업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정부가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가입자확대를 위해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 2013년 12월 26일]샵메일 중계자 몰리지만 수익성은 `글쎄`

 

3) 주목할 만한 보도

온라인에서 오고가는 문서도 종이 문서가 가진 위상을 갖게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송·수신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기능이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은 유료 서비스라도 찾을 것이다. 반면 공인인증서를 통해서 개인 혹은 해당 기업이 맞는지 확인한다는 설명에는 쉽게 납득하긴 어렵다. 일상에서 등기우편을 받을 때마다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제시하고 있던가. 내가 ‘A@bloter.net 이라는 이메일 주소로 문서를 받겠소’라고 등록한 건 ‘내가 쓰는 e메일 주소다’라고 본인이 밝힌 것과 다름 없지 않나.

첨부파일이나 문서를 본인 외에 다른 사람은 열어보지 못하게 하려고 공인인증서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기존 e메일 서비스에 덧붙인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길 기다리는 대신, 세계 최초로 샵메일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헌데 지식경제부는 한술 더 뜬다. “#메일을 전세계로 수출하기 위해 특허 등록국을 확대하고, 국가간 전자문서 시범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란다.
[블로터닷넷, 2012년 8월 28일][왜이러는걸까요] #메일

BB: 이 기사 이외에도[블로터닷넷, 2013년 9월 12일]공인인증서·샵메일, 그분들의 인증 강박에서 샵메일의 기술적인 문제점까지 잘 정리된 전체 내용을 읽어보시면 이슈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4) 편집인 코멘트

의도는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편지함에 쌓이는 종이 고지서 대신 메일로, 그것도 상대방의 열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메일로 대체한다면 당연히 각종 금전적,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겠지요. 문제는 인터넷의 탄생 이래 전세계 인터넷 사용 인구가 사용해 오며 끊임없이 진화해온 이메일을 제쳐두고 전혀 다른 시스템을, 그것도 기존의 숱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하여 이를 도입, 국가 차원에서 몇몇 사기업들에게 이익을 몰아주려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온라인 미디어 ㅍㅍㅅㅅ에 올라온 샵메일 비판글에 대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반박글을 보내고(전화를 달라며 연락처를 본문에 댓글로 남기는 등 아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샵메일 중계 사업자 중 한 업체인 ‘한국정보인증’ 관계자는 해당 미디어를 고소하겠다고 SNS를 통해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정말 정부는 정부가 샵메일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들 중 하나로 추정되는 것처럼, 특정 업체들의 이익을 위해 영업을 뛰고 있는 걸까요? 판단은 독자 여러분 각자의 몫으로 남기겠습니다.

문제가 된 글: 진격의 샵메일(#메일): 샵메일의 진짜 문제를 폭로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반박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샵메일 관련 반박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반박글에 대한 재반박: 진격의 샵메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반박과 필자의 재반박
[슬로우뉴스, 2013년 9월 6일]샵메일 비판에 고소 운운, 이해할 수 없는 반응들

이상으로 ‘대한민국이 IT강국? 누가 그래요’ 시리즈를 마치겠습니다. 참으로 갈 길이 먼 IT강국입니다.

Main editer : 방글라데시브라운, editor in crossjournalism.com

신문은 하나만 읽으면 안됩니다, 행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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